보도자료

[면역력 높이는 발효식초] 자연에서 천연의 맛 ‘醋’를 빚다
작성자 : 관리자(fran@world-expo.co.kr)   작성일 : 21.08.02   조회수 : 528

출처: 농민신문_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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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발효식초 역사부터 담그기까지

현미 등 곡물 주재료…쌀누룩·암반수 사용

옹기 속에서 알코올발효 후 초산발효 거치고 노지서 최소 2년간 숙성시키면 ‘흑초’ 탄생

우리 조상들은 고두밥으로 식초 만들어 

일제강점기 때 가양주 금지로 사라졌다 1990년대 이후 전통주 부활로 되살아나

각종 효능 과학적 입증돼 소비자 관심 커져

푹 찌는 무더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덮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린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기초 면역력을 키우는 일이다. 유기산과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해 심신의 피로를 해소해주는 ‘발효식초’가 최근 면역력을 높이는 식품으로 뜨고 있다.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건강과 미용을 위해 발효식초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우리농산물을 이용한 발효식초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고, 9월15∼17일에는 ‘제7회 대한민국발효·식초대전 2021’도 열린다. 무더운 여름철,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빚은 발효식초로 건강을 챙겨보면 어떨까. 전통방식으로 발효식초를 만드는 현장을 찾아 발효식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본다.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산 자락 아래 해평호수를 품은 ‘비니거파크’는 명품 발효식초를 빚어내는 터전이다. 득량만의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188만4297㎡(57만평)의 너른 땅에는 옹기 2100여개가 줄지어 볕을 쬐고 있는데, 여기엔 모두 식초가 담겨 있다.

“식초의 매력에 빠져 2013년부터 발효식초를 빚어왔어요. 전국의 식초 명인들을 찾아다니며 발효법을 배웠고, 연중 기후가 온화한 보성에서 보성산 유기농 현미를 사용해 발효식초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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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섭 비니거파크 대표(67)의 이야기다. 비니거파크는 ‘2017 서울발효식문화전 발효식초 전국품평회’와 ‘2016 광주세계김치축제 발효음식 전시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발효식초의 품질을 인정받았다.

식초는 만드는 방식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에틸알코올(주정)을 강제 발효시켜 제조한 주정식초, 석유에서 추출한 빙초산이나 초산을 물에 희석해 만든 합성식초, 마지막으로 자연 그대로의 과일과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천연 발효식초다. ‘사과식초’ ‘현미식초’ 등의 이름으로 시중에 대기업 등에서 파는 대부분의 식초는 값이 저렴한 주정식초다.

최 대표는 “예로부터 동북아시아에선 곡물을 주재료로 식초를 만들었다”며 “우리 식초의 재료는 찐 현미와 쌀누룩, 물뿐”이라고 설명했다. 왕겨만 벗겨낸 현미는 쌀 고유의 영양분이 고스란히 살아 있으며, 쌀누룩은 식초의 향을 깔끔하게 해준다. 물은 80m 지하 맥반석 암반에서 퍼올린 것을 쓴다.

재료는 간단하지만 식초를 만드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 식초는 김치·술·장류 등 여타 발효식품과 달리 2단계 발효를 거쳐야 해서다. 먼저 옹기 속 재료가 술로 변하는 알코올발효 후, 술이 식초로 변하는 초산발효를 거친다. 알코올 도수가 6∼8℃인 술이 되면 종자 역할을 하는 식초(종초)를 부어 초산발효를 시작한다. 식초 표면에 하얗게 핀 초산막은 초산발효 때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발효가 진행될수록 초산막은 두꺼워진다.

최 대표는 “발효가 끝난 식초는 최소 2년간 노지에서 숙성시키며 햇볕을 쬐게 한다”며 “그러면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을 통해 식초가 검은 빛깔을 띤 흑초가 된다”고 설명했다. 당과 아미노산이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뜻하는 마이야르 반응을 거치면 식초의 맛과 향뿐 아니라 아미노산 등 영양분까지 더욱 풍부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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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발효식초의 전통 제조방식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식초의 역사는 우연히 발효된 술을 발견한 데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식초의 영어 이름인 ‘비니거(Vinegar)’도 ‘시어져버린 와인(Vin Aigre)’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서 비롯됐다. 식초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고대 바빌로니아 고문서에 남아 있으며, 구약성서에도 언급돼 있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때 중국에서 전해졌다고 한다.

술에서 비롯된 식초는 술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고두밥을 쪄 술을 빚고, 그 술을 발효시켜 식초를 만들었다.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집집마다 막걸리를 담아두고 식초를 만들던 초두루미가 부뚜막 위에 있었다. 이렇게 만든 식초는 밥상에 맛을 더하고 음식의 보관기간을 늘리는 데 쓰는 것은 물론이고 응급 비상약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주세법으로 가양주 제조가 금지되면서 식초의 전통도 함께 사라져갔다. 그러면서 값싼 주정식초와 합성식초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다행히 1990년대 이후 전통주가 부활하면서 발효식초도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전통 제조방식을 복원해 다양한 발효식초를 만드는 업체들이 생겨난 것이다.

최근에는 발효식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식초가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상큼한 맛의 발효식초를 음료 등에 애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미용에 식초를 활용하는 팁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식초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노벨 생리의학상을 세번이나 탄생시킨 식품이 바로 식초다. 1945년 아르투리 비르타넨 박사는 식초의 초산이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돕는다는 연구로 상을 받았고, 1953년 H.A. 크렙스 박사 등은 식초의 구연산이 피로물질인 젖산의 발생을 억제·해소하고 노화를 예방한다는 연구로 수상했다. 1964년 콘라트 에밀블로흐 박사 등은 식초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부신피질호르몬 분비물을 촉진한다는 연구로 상을 받았다.

발효식초는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다. 자연과 시간, 정성으로 빚은 하나의 문화다. 발효식초의 깊고 은은한 신맛을 통해 오랜 세월 이어져온 우리 전통문화를 음미해보는 건 어떨까. ◇참고도서=한상준의 식초독립

보성=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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