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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제i _'할랄 女心' 유혹… 화장품 콜라겐부터 뺀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6.07.13   조회수 : 3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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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女心' 유혹… 화장품 콜라겐부터 뺀다

 

[오늘의 세상]
韓流, 17억명 무슬림 곁으로… 2020년 6000조원 할랄 시장 공략

- 이슬람 문화에 맞춤형 韓流
돼지고기·알코올 성분은 안돼 간장·된장 속 '알코올' 없애고 게임도 아랍어로 만들어 수출
중동국가에 관광 비자 발급 확대, 무슬림 숙박시설·할랄 공장 추진
국내 종교계·지역 반발이 변수

 

대표적인 한식(韓食) 재료인 된장·간장은 효모균의 활동으로 발효 과정에서 알코올이 생성된다.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나게 하는 요소다. 하지만 한식의 세계화에는 다소 걸림돌이다. 알코올을 절대 금기시하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할랄(이슬람 율법이 허용하는 제품) 인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장류(醬類)에서 알코올이 적게 우러나게 하는 저감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7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는 이처럼 할랄 산업을 키우는 방안이 다양하게 논의됐다. 17억명에 달하는 무슬림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어 할랄 산업이 미래 성장을 견인할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박 대통령은 "중동은 인구가 많고 자원이 풍부하다"며 "할랄 산업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유망 분야"라고 했다. 정부는 식품뿐 아니라 관광·화장품·콘텐츠 분야에서도 무슬림들의 기호를 사로잡을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랍어 게임 만들고 콜라겐 대체재 개발

세계적으로 국산 화장품의 인기가 상한가다. 하지만 이슬람권을 공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화장품 재료로 널리 쓰이는 콜라겐이 들어간 화장품을 시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동물성 단백질인 콜라겐이 검출되면 이슬람에서 금기시하는 돼지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돼 할랄 인증을 통과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슬람권에서는 콜라겐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화장품을 팔거나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화장품 메이커들은 콜라겐 대체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을 판매한다. 정부는 국산 화장품도 할랄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대체 성분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산·학·연 컨소시엄을 가동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아랍어로 된 게임을 만들어 수출하고, 중동에서 e스포츠 대회를 열어 한류 콘텐츠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중동에 진출하는 한식당에는 무슬림들이 즐길 수 있는 한식 메뉴를 개발하도록 창업 컨설팅을 해준다.

국내에 찾아오는 무슬림을 늘릴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무슬림은 2010년 38만명이었지만 작년에는 74만명으로 늘었다. 테러 위험이 없는 중동 국가 국민에게 비자 발급을 확대해 관광 수요를 늘리기로 했다. 호텔·공항 등에 무슬림용 기도 시설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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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시장 규모 4년 후 6000조원

할랄 산업 육성에 범정부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이슬람 경제권을 공략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세계 할랄 시장 규모는 2014년 3조2000억달러에서 2020년 5조2000억달러(6003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10% 안팎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무슬림 인구도 2014년 17억명에서 2020년 19억명, 2030명 22억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요즘 중동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저유가 흐름에서 탈피하면서 중동 부호들의 지갑이 다시 두툼해지고 있고, 무슬림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소비가 늘고 있다.

그래서 각국에서 무슬림을 붙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호주·일본은 할랄 기준에 맞는 도축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식품 기업 네슬레는 세계 85개 공장에서 150여 가지 할랄 식품을 생산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한발 뒤져 있다. 중동이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인데,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동 비율은 5%에 그친다. 차영환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선진국들이 할랄 산업을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보고 경쟁하고 있어서 우리도 비집고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교계·지역 반발 이겨낼지가 관건

변수는 종교계의 반대다. 할랄 산업의 종교적인 색채에 대해 종교계가 거부감을 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중동 자금을 유입시키기 위해 수쿠크(이자를 못 받게 하는 이슬람 율법에 맞게 만들어진 채권)를 도입하려다가 기독교계의 반대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테러를 우려한 지역 단체들의 반대도 상당하다. 강원도는 2017년까지 무슬림 관광객을 위한 숙박·관광 시설을 짓는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도내 20여개 단체가 지난 3월 도청에 몰려와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소굴이 될 수 있다"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무슬림 입국자에 대해 엄격하게 입국 심사를 하고 있어 범죄자가 들어올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할랄 제품을 만드는 공장 주변 주민을 대상으로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손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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