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밥 보다 맥주 도심 곳곳 벌컥벌컥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6.10.06   조회수 : 1965

전 세계에 유명한 맥주는 많다. 독일,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중국, 일본, 멕시코에서 나오는 기네스, 하이네켄, 호가든, 칼스버그, 칭다오, 아사히, 코로나 등의 맥주들은 상표만 들어도 알 정도로 유명하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인기 있는 맥주 중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도 있다. 체코 플젠이 ‘필스너’의 본 고장이다.

체코 맥주의 대명사 ‘필스너 우르켈’의 본고장
요샌 맥주 마시기는 일상사나 다름 없다. 제각각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꼭 집어서 마시거나 더 나아가 만드는 방법에 따라 골라 먹는 시대다. 맥주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자료에 따르면 맥주의 제조법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시작돼 이집트를 거쳐 유럽 각지로 전파됐다고 전해온다. 중세 때는 와인과 마찬가지로 수도원에서 맥주의 양조를 담당했다. 수도사들은 보리의 품종 개량과 양조기술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전 세계에는 나라별로 유명 맥주가 많은데 국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브랜드는 체코 맥주다. 

체코는 전 세계에서 연간 1인당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다. 체코인들의 식생활은 맥주로 시작해 맥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물보다 싸고 흔한 게 맥주지만 체코 사람들이 맥주에 빠져 사는 이유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라는 자부심이다. 체코인들이 맥주를 마시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맥주를 ‘흐르는 빵’이라고 부른다. 체코의 식당이나 바에는 먹고 마시는 사람들로 늘 왁자지껄하다. 어느 곳에서나 ‘필스너’라고만 말하면 통한다. 체코는 세계 최초의 맥주 양조장, 세계 최초의 맥주 박물관, 세계 최초의 맥주 양조 교과서, 세계 최초의 호프 농장을 자랑한다. 체코를 대표하는 맥주 ‘필스너 우르켈’의 본 고장은 플젠이다. 플젠은 ‘애주가들의 성지’로 통한다.

플젠의 맥주 역사가 살아 있는 맥주 박물관
메인 광장과 가까운 인근 주택가에 맥주 박물관(Pivovarske muzeum)이 있다. 입장 티켓을 사면 ‘맥주 한잔 공짜표’도 얹어 준다. 박물관은 14세기에 지어진 건물로 1600년대부터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이었다. 2차 세계대전 때 폐허가 된 건물을 복구해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19세기, 14명의 장인들이 길드를 구성해서 이곳에서 플젠 맥주의 표준을 만들어냈다. 1959년까지도 맥주 양조장이었다. 1층과 반지하, 다시 1층을 오가는 동선을 따라가면서 플젠 맥주의 역사를 훑어 볼 수 있다. 설명이 없어도 박물관은 매우 흥미롭다. 필스너 우르켈의 변화된 역사는 물론,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필요한 도구 등을 샅샅히 살펴볼 수 있다. 보리 말리는 모습, 술 취한 그림들, 시대의 흐름을 알게 해주는 빛 바랜 흑백 사진들, 사람 크기의 디오라마(미니어처로 제작된 모형과 배경을 설치해 실제로 보는 것처럼 느끼도록 만든 것)가 있어 더 쉽게 이해하게 만든다. 많은 맥주병, 맥주잔, 상표, 오프너 등을 통해 맥주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다. 맥주 뿐 아니라 플젠의 지나간 역사까지 알 수 있는 곳. 흥미진진하게 구경할 수 있는 박물관이다. 또 맥주를 발명했다는 전설상의 플랑드르 왕인 감브리너스(Gambrinus) 사진도 있다.

독일인이 만들어낸 체코 대표 맥주
그렇다면 플젠의 필스너 우르켈은 어떻게 세계 맥주가 됐을까? 1295년, 플젠은 체코에서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도시였다. 플젠의 중산층 250여 가구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각기 다른 맥주를 생산했다. 그들은 맥주를 만들고 팔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맥주의 확산과 대중화를 유도하는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지만 맥주의 품질이 매우 낮았고 맛은 형편 없었고 가격은 비쌌다. 1838년, 플젠 시민들은 더 이상 맛없는 맥주를 마실 수 없다며 플젠 광장 모여 36배럴(약 1만3000병)의 맥주를 쏟아 버린다. 이 사건을 ‘골든 혁명’이라 부른다. 이듬해 새 양조장(Burgher’s Brewery)을 지었고 독일 바이에른 지역의 당대 최고의 브루마스터(Brew Master)였던 요셉 그롤(Josef Groll)을 초빙한다.

그롤은 플젠 지역의 물과 홉, 보리를 사용해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는 라거(하면발효식:효모를 가라앉혀서 발효하는 방식) 맥주를 개발한다. 1842년, 최초의 라거 맥주 필스너 우르켈이 탄생한다. 당시 만들어진 필스너 맥주는 뮌헨에서 먼저 만들어진 스타우트나 에일 맥주(상면발효식:효모를 띄워서 발효하는 방식)와 달리 밝고 투명한 황금색을 띠었다. 맛은 시원하고 상쾌했다. 플젠 특유의 좋은 물이 한 몫 했다. 플젠의 물은 경도가 낮은 연수(soft water)다. 보헤미아 지방의 보리는 단백질이 적고, 체코 사츠 지역에서 재배하는 홉은 유난히 쌉싸래한 맛이 강했다. 청량감 있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황금빛 맥주다. 바이에른 양조 기술자의 아들이었던 그롤의 아버지는 아들을 두고 “바이에른에서 가장 막돼먹은 놈”이라고 욕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플젠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라거 맥주, 필스너를 생산해 기차로 운반하며 맥주의 중심지로 우뚝 섰다. 필스너 우르켈의 제조 과정은 현대화됐지만 그 제조법은 전통을 지켜가고 있다. 맥주 박물관 말고도 양조장 투어도 있다. 플젠스키 프라즈드로이 공장 투어는 하루에 두번으로 단체만 둘러볼 수 있다. 플젠에서는 해마다 10월에는 필스너 맥주 페스티벌이 열린다. 길지 않은 플젠의 만남이었지만, 기대 이상을 보여준 도시다. 플젠은 ‘2015년 유럽 문화의 수도’로 선정됐다.


"밥 보다 맥주 도심 곳곳 벌컥벌컥", <중소기업뉴스>, 2016-09-28, (http://news.kbiz.or.kr/news/articleView.html?idxno=4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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